처음 데뷔했을 때보다 확실히 키가 큰 성장기에 있는 아이돌. 이 둘은 따지고 보면 선배가수들이
하는만큼의 활동량을 지금 하고 있다. 아니 그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힘들다는 내색도 없다.
밀려드는 스케줄에도 거뜬하다는 당찬 두 남자 아이돌의 요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따끈따끈하고
굵직한 소식 몇가지. (취재/유덕자 기자, 사진/권현주 기자)
["세성이가 병원에 입원을?"]
이번 인터뷰를 할 때였다. 방송국 대기실에서 만난 엄정화, 세성이를 보더니 던지는 말
"너 배 괜찮니? 누나 걱정 많이 했어." '아니, 배가 어쨌길래?(궁금증이 발동한 기자. 귀를 쫑긋
세우고)' 자초지종을 물으니 방송도중 갑자기 배가 아파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의사왈, "아픈 부위가
맹장이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결코 맹장염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지난 17일
맹장제거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둘은 모처럼의 휴식을 갖게 된 것. 세성이는 비록 수술하고
병원에 있어야 했지만… 혁준은 잠마왕답게 못잔 잠 좀 보충하고 꼬박꼬박 병원에 들러 심심해 할
세성이를 돌봤다.
그러나 불만이 많았을 사람은 매니저 기영이아저씨. 스케줄 취소하러 다니느라 더 바빴대나 어쨌대나.
맹장이 없으면 달나라에도 못간다는데 세성이는 이제 달나라 가기는 틀렸네. 큰 일(?)을 치르고 나서
다소 핼쓱해진 얼굴이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그 귀여운 춤을 보여줄거란다.
["이제부터 MC라고 불러주세요."]
가요계에 힘찬 돌개바람을 일으키더니 드디어는 MC까지 하는구나. 아이돌이 맡게 된 프로는 KMTV
'쇼 뮤직탱크'로 쇼프로그램사상 최연소 MC가 된 것이다.
지난 4월 9일은 MC데뷔 신고식을 한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나? 가수로 무대에서 잠깐 노래할 때는
몰랐는데 MC가 쉬운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한다. 이날은 아이돌이 KMTV '쇼 뮤직탱크'의 MC로
데뷔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이 프로는 MC가 많이 거쳐가기도 했다. 룰라,
DJ.DOC, 터보 등. 다행히 끝나고 나서 지켜봐준 사람들이 잘했다고 칭찬했다.
가요계의 작은 신사 아이 둘의, 아니 아이돌의 KMTV '쇼 뮤직탱크'에 MC로 데뷔는 그들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가히 성공적. 체구가 작기는 했지만 결코 작지 않은 무대였다. 객석에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돌의 진행에 호응과 환호로 답한다. 그리고 주최측의 농간은 절대 아닐테고 아무튼 MC의
'바우와우'가 1위를 차지했다. 정말 아이돌에겐 긴장되고 떨리기는 했지만 반면 재미나고 신나는 하루이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순조로운 건 아니다. 오늘은 잘 넘어갔지만 아직도 미숙한 한국어 실력이다.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는 그다지 문제점으로 떠오르지 않지만 아무래도 대본을 받고 외우고 하는 과정을
거치는 MC인 경우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건 확실하다. '구성작가누나한테 찾아가 쉽게 써달라고
조르긴 했지만… 어서 빨리 우리말을 익혀야지(둘의 독백).'
["요즘 나도 과외해요."]
혁준이는 서울 인터내셔널 스쿨 9학년에, 세성이는 서울 아카데미 인터내셔널 스쿨 8학년에
재학중이라는 사실은 대부분 다 알고 있다. 또 실제로 이들의 성적은 항상 상위권이었으며 동기생을
제치고 1학년씩 월반을 했을만큼 공부도 잘했었다. 그러나 하루에 세, 네 개나 되는 바쁜 스케줄로
수업도 못들어가고 공부에 소홀하다보니 그만 성적이 하향세에 있다.
대학이 최종목표인 혁준이는 하이스쿨 과정이라 그래도 당분간 약간은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세성이가 미들스쿨 과정에서 하이스쿨 과정으로 가기 위한 진급시험이어서 매우 중요하다. 4월말이나
5월초에 있을 이 시험에서 떨어지면 유급 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성은 과외를 시작했다. 교습장소는
집이며 스케줄이 아주 늦는 경우는 못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수업을 받는다. 과목은 세 개,
수학, 과학, 영어. 요즘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팬클럽 '친구들' 창단식]
가수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이돌이 5월 5일 데뷔해서 처음으로 팬클럽 창단식을 갖는다. 장소는
정동라디오극장에서 12시에 있다. 현재 얼마나 되는지 숫자 파악이 어려운 아이돌 팬들.
그래서 아이돌은 팬클럽 창단식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인원이 많아 제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 팬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가진다고 하니 이번이 아니라 할 지라도 다음엔 꼭
아이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팬클럽이 다른 팬클럽과의 다른 점은 회장은 뽑지 않을 거라는 것.
왜? 경쟁이 치열하니까.
['꿈속의 그녀' 리믹스 앨범]
아이돌이 방송용으로 쓰기 위해 리믹스를 시작했다가 앨범으로까지 제작하게 된 리믹스 앨범 '꿈속의
그녀'. 연상의 여인을 좋아하는데 나중에 잘나고 능력있는 어른이 돼 사랑을 하겠다는 내용의 '꿈속의
그녀'의 수록곡은 오리지널 버전, 유로하우스 버전, 레이브 버전, 언더그라운드 버전으로 리믹스한
'꿈속의 그녀'와 발라드 한 곡이 R&B 버전으로 수록된다. DJ 신철이 총디렉팅을 맡아 아이돌이 마음놓고
작업을 했다고 한다. '바우와우'에 이어 순식간에 사랑을 받기 시작한 '꿈속의 그녀'의 춤도 재미있다.
[DJ.DOC 콘서트 게스트로]
아이돌이 가장 잘 따르는 선배가수 중 한 팀이 DJ.DOC이다. 또 그에 못지 않게 DJ.DOC가 사랑하는
후배가 아이돌이다. 이처럼 끈끈이보다 더 끈끈한 관계이기에 형들이 처음 하는 콘서트에 자신들이
빠질 수 없다는 것. DJ.DOC도 실력있고 대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팀으로 아이돌을 꼽고 있어 이번
콘서트에서 그들이 어떤 것을 보여줄 지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DJ.DOC의 콘서트는 5월 12일 서울
잠실체조경기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야호 6월이면 방학이야."]
아이돌의 학교는 한국의 일반 중고등학교와 달라 방학이 6월부터다. 물론 여름방학 뿐 아니라
봄방학도 시기가 다르다. 봄방학은 좀 늦은 편. 학생의 신분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돌아올
방학을 설레이며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그런 마음은 아이돌도 마찬가지. 가수활동 하느라 좀처럼
쉬지도 놀지도 못했는데 방학 때는 놀고도 싶고 밀린 공부도 하고 싶다는 마음.
일단 혁준이는 LA에 가서 사촌형들과 알차게 놀 계획을 세웠다는 것. 세성이도 놀기로 계획을 세운
건 마찬가지. 그러나 아마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둘은 학생이기도 하지만 가수라는
프로의 세계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는 것도 좋지만 노래하고 춤추는 게 더 좋으니까.
▶ 갈수록 인기폭발하는 슈퍼아이돌 ◀
[세성이네에서 혁준이네는 15분 거리]
가요계 최고의 가수로 각광도 받고 있는 아이돌과의 동행취재. 그 꼬마신사들과의 동행취재는 본
기자도 들뜨게 만들었다. 귀여운 아이들 하루따라잡기. 처음엔 학교에서 방송스케줄로 연결을 시키려
했는데 공교롭게도 혁준이와 세성이네는 봄방학중. 하는 수 없이 각자의 집에서부터 출발하기로 했다.
4월 14일 일요일 오전 11시 30분에 우면동에 있는 세성이네 집앞으로 달려갔다. 취재팀은 넉넉히 하기
위해 일찍 도착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 있는데 11시 30분이 되니 얼마전에 이들이 구입한 벤이
들어왔다. 주차하고 기다리자 오늘의 주인공 세성이가 내려왔다. 잠깐 사진촬영. 후다닥 벤에 올라타고
출발, 혁준이네로 가야 했다. 바로 옆동네 내지는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상당한 거리차가 있었다.
혁준이네 도착해 나오길 기다리는데 조금 있자니 마스크를 쓰고 혁준이가 벤에 올랐다. 자, 이제 오늘
'생방송 TV가요20'이 있는 등촌동 SBS로 출발. 일요일이라 그런지 길도 그다지 막히지 않아 12시
30분경에 도착했다.
[대기실에서도 단연 인기 톱]
등촌동 SBS에 도착하니 이미 오늘 '생방송 TV가요 20'을 방청하기 위해 온 팬들은 아이돌의 벤을
알아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대기실로 들어서는 그들을 따라가니 선배가수들이 도착해 있었다. 먼저
선배들에게 인사를 한 후 혁준이와 세성이는 각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혁준이는 매점으로 달려갔다.
"아침을 먹긴 먹었는데 조금 먹었어요. 그래서 배가 또 고파요." 그러더니 짜장라면과 김밥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먹는 걸 보고 세성이를 찾아 다시 대기실로 들어서니 한쪽 귀퉁이에 햄버거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그 옆에서 세성이는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다. 햄버거를 앞에 놓은 김원준은 "세성아,
햄버거 먹어."하며 햄버거와 콜라를 건넨다. 햄버거를 혼자 먹다 매니저 기영씨한테 들킨 세성이.
"세성이 너 입맛 없다고 하더니 혼자서 의리없게 햄버거를 먹어?"
"아냐. 안먹고 싶었는데 원준이형이 준거야. 원준이형, 맞죠?"
궁지에 몰린 세성. "아니, 난 몰라. 너 누구니?" 세성이를 놀리기 시작하는 원준. 대기실 분위기는
재미있다는듯 세성이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아냐, 맞아."
혁준이는 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졸리워했고 세성이는 팔팔했다. 여기저기 다니며 선배들하고 장난치고
얘기하고 바쁘다 바빠. 틈틈히 서로서로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며 춤연습을 하기도 했다. 세성은 어느
사이 친해진 '슬픈 기대'의 가수 엄정화와 한참 얘기하다가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는 사람에게 묻는다.
"부자이천 보세요. 난 부자이천 꼭 봐요."
"부자이천? 부자이천이 뭐야?"
"엄정화누나가 나오는 드라마 몰라요?"
"아하. 부자유친?" 발음상의 문젠가? 대기실에서 간혹 영어로 말하다가 사회자 김예분한테 충고를
듣기도 했다.
"네가 세성이지? 여기서는 영어 쓰면 안돼(아랑곳없이 영어를 사용하는 세성). 영어 쓰면 안된다니까?"
오늘은 특별히 기마자세로 무대에 오른다. 매니저가 설명을 하는데 한 번도 안해본 두 사람은 무척
재미있어했다. 일단은 카메라 리허설까지 마치고 라디오 공개방송이 있는 다음 스케줄로 이동해야 했다.
[아이돌을 지켜라.]
4시 20분경 다음 스케줄은 '홍서범의 뮤직쇼' 봄맞이 공개방송이 있었다. 장소는 여의도 고수부지
야외 돔무대에서 이뤄졌다. '뱅크' 다음에 올라선 아이돌은 많은 팬들의 환호를 들으며 '바우와우'를
부르고 DJ 홍서범과 몇마디 나누고 다시 '꿈속의 그녀'를 불렀다. 그런데 문제는 노래를 부르고
돌아서면서 발생했다. 무대 바로 뒤에도 무대앞만큼 많은 팬들이 가까이 세워둔 아이돌의 벤을 둘러싸고
몰려든 것이다. 벤은 10m앞에 있었건만 팬들이 가로막은 10m는 너무 길기만 했다. 방법이 없었다.
급하게 5시 10분까지는 생방송인 SBS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간신히 매니저들이 몰려든 팬들을 밀다시피하고 백댄서 여러 명이 혁준이와 세성이를 둘러싸고 벤에
안착. 아쉬워하는 팬들을 뒤로하고 서둘러 등촌동 SBS로 향했다. 우리 취재팀도 부랴부랴 등촌동
SBS로 들어갔다. 아이돌은 이미 도착해서 무대에 올라 있었다. 스케줄을 다 마친 뒤 홀가분해졌는지
얼굴표정이 가벼웠다.
다음주부터는 방학도 끝나고 스케줄로도 정신이 없다는 둘은 오늘은 이걸로 모든 스케줄이 끝나지만
이제부턴 집으로 가서 과외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방송활동으로 소홀히 해서 성적도 많이 떨어졌고
밀린 학업을 보충하기 위한 것. 과목은 영어, 수학, 과학으로 이번에 보게 되는 기말고사는 중요하다.
왜? 세성이가 하이스쿨로 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공부도 가수활동도 소홀히 하고 싶지는 않다는 아이돌은 남들보다 몇배는 더 열심히
살고 있다. 모든 짐을 벤에 싣고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그들의 뒷모습엔 아이같이 귀여운 모습 외에
당당함과 의젓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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