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축제는 끝나고 이제 새로운 변신의 도약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월, 2주 동안의
미국행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돌의 행방이 궁금하다. 현재 10월 중순 발표될 2집 앨범 녹음으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그들은 근 세 달간의 팬과의 이별을 위해 몇가지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8월 4일
있었던 팬클럽 FRIENDS 2기 창단식과 2박 3일 동안의 아이돌 캠프가 그것.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아이돌을 찾아나서 보자. (취재/문영애 기자, 사진/성윤모·정진경 기자)
[PART 1. '아이돌을 찾아라!']
아이돌 팬들에게 특급 지령이 내려졌다. '아이돌을 찾아라!' 상반기 가요계를 뒤집어놓으며
여중고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최혁준과 이세성. 이들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이다. 지난 7월 꿈에도
그리던 미국을 다녀온 후 두차례에 걸쳐 라디오 프로그램 행사에 모습을 보이고, 팬클럽 FRIENDS를
위해 2기 창단식과 여름캠프를 가졌던 이들이 돌연 사라졌다. 가요계에서는 어린 나이인 이들이
연예활동에 지쳐 도피성 잠적이 아니냐는 시각과 2집 출발을 위해 몰려든 음반사들을 의식한 일종의
'몸값' 올리기 작전이 아니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과연, 최혁준과 이세성 이 두 남자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일산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2집 만들기 : 팬들과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는 아이돌은 현재 외부와의
연락을 일체 끊은 채 일산의 작업실과 광화문 스튜디오를 오가며 2집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때아닌 합숙 아닌 합숙을 하고 있는 이유는, 애초 9월 발표를 계획했던 2집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 계획대로라면 아이돌은 지금 미국에 있어야 한다. 지난 7월 14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아이돌에게는 데뷔 6개월만의 첫 휴가 즐기기뿐만 아닌
2집 앨범을 위한 현지 스튜디오 체크와 샘플링 수집이라는 임무가 주어졌었다. 그러나 작곡가
박근태씨가 동행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2주 내내 친구들에 둘러싸여 금의환향식을 벌였단다. 물론
최혁준, 이세성이야 그 사실에 행복의 비명을 질렀겠지만. 이때부터 삐끗한 2집 프로젝트는 8월초
팬클럽 FRIENDS 2기 창단식과 여름캠프 후, 다시 미국과 국내를 오가며 녹음을 마친다는 계획을
전면 수정케 했다. 결국, 점점 늦춰진 2집 앨범 작업 때문에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합숙을 택하게 된
것이다. 합숙 장소로는 우선 오피스텔과 호텔, 두곳이 거론되었다. 오피스텔은 이번 2집에서 총 4곡의
자작곡을 담을 예정인 최혁준의 제안으로 호텔은 주변의 눈 때문에 음악 작업을 할 수 없다는 게
오피스텔 제안론이었다. 반면 이세성은 오피스텔은 아침에 사람들이 출근하면 냉방시설이 모두 꺼져
끔찍한 무더위에 시달릴 거라며 호텔 우위론을 펼쳤다. 두사람의 실랑이는 대성기획의 사장에 의해
판가름 났고, 합숙 장소는 호텔도 오피스텔도 아닌 이번 앨범 제작 전반을 책임질 작곡가 박근태씨의
작업실로 결정되었다.
10월 중순 새 앨범 들고 활동재개 : 아이돌이 12일 여름캠프에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2집
발표와 동시에 시판될 예정인 영상집 촬영. 이를 위해 아이돌은 때아닌 행운을 맛보기도 했는데, 바로
지난 8월 16일부터 2박3일간 서울 남산에 위치한 H호텔에서 휴가를 보낸 것이다. 영상집 촬영은 진짜
아이돌의 모습을 주제로 했기 때문에 주로 호텔 수영장이나 침실 등에서 아무런 포즈 없이 자유롭게
이루어졌다. 결국 호텔에서 유유자적하며 영상집 촬영을 마친 후 다시 2집을 위해 일산의 작업실로
향했다. 합숙 장소를 호텔로 우기던 이세성도, 사람들의 간섭 없는 오피스텔에서 작업하고 싶다던
최혁준도 소원을 성취한 셈. 일산의 작업실에는 현재 아이돌 이외에 세 명의 남자가 동침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바로 대성기획 이호연 사장을 비롯해 작곡가 박근태, 정원재씨가 그들이다. 아이돌은 현재
10월 중순 2집 앨범 발표를 예정으로 일주일에 한번 집에 들러 반찬과 옷가지를 챙겨오는 것 이외에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앨범 작업에 매달려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이돌의 잠적은 10월 중순까지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단, 아이돌을 볼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012
한국이동통신 5개 도시 순회 콘서트'이다. 두 달전부터 계약해놓은 이 콘서트는 이미 세번째 공연까지
끝난 상태. 앞으로 남겨놓은 스케줄은 8월 31일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 공연과 9월 8일 대구
우방타워랜드 잔디광장 무대가 전부이다. 이 행사 이외에는 아무런 스케줄이 잡혀있지 않은 아이돌은
오는 10월 더 성숙한 음악과 모습으로 팬을 찾아오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PART 2. 아이돌 & FRIENDS 여름캠프]
지난 8월 9일 오후 2시, 여의도가 마비되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아이돌의 여름캠프 때문이다.
강화도에서 있었던 캠프가 왜 여의도 마비시켰냐구? 그것은 이날 2시, 아이돌과의 여름캠프장을 향해
떠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500여명에 달하는 팬클럽 회원들이 여의도백화점 앞에 몰려들었기 때문.
저녁 7시가 다 되어서야 목적지인 강화심신수련장에 도착한 아이돌과 팬클럽은 서서히 강화도에서
'진한' 밤을 보내기 위해 서둘러 여장을 풀었다.
8월 9일 "아이돌 팬클럽 맞아?" : 캠프의 첫 일정이기도 한 저녁식사를 마친 후, 모두들 기다리던
장기자랑 시간이 돌아왔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 여의도백화점 앞에 보였던 회원들은 온데간데
없고 탱크탑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걸친 늘씬한 미녀들이 하나둘씩 나타난 것이다. 그런 팬들을 보고
놀란 것은 비단 기자들만이 아니다. 최혁준과 이세성 역시 팬들의 변신에 놀라워하는 눈치. 더욱
그들을 놀래켰던 건 장기자랑이 시작되면서부터. 글쎄, 장기자랑에 참가한 팀의 대부분이 아이돌이
아닌 룰라의 김지현과 채리나로 분해 '3! 4!'를 외치는 것이 아닌가! 이를 본 최혁준의 말, "우리
FRIENDS 여러분들 정말 대단하네요. 모두가 김지현이고 채리나 같아요." 장기자랑이 끝난 후,
취침시간이 되자 하나둘 흩어졌지만 어찌 이런 날 잠이 오겠는가. 아이돌이 이 캠프장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8월 10일 "우리는 영원한 FRIENDS!" : 간밤에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뒤척이던 팬들이 어느새
깨었는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꽃단장을 시작했다. 이번 캠프의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된 이날, 아침을
먹자마자 아이돌의 통솔 아래 수련장 근교에 있는 개펄로 향했다. 첫 일정인 진흙놀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개펄에 도착하자 상황은 역전되었다. 팬들이 끝없이 펼쳐진
개펄을 보고 감탄사를 내지르는 반면, 아이돌의 얼굴은 놀라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교차되고 있었다.
특히 깔끔하기로 소문난 최혁준은 거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모습. 결국 나이가 한 살 어리다는 이유로
개펄에서의 팬들과의 진흙놀이는 이세성의 몫이 되었다. 거의 영화 '부메랑'의 주인공을 방불케하는
모습의 이세성과 신발에 묻은 진흙을 털며 들어온 최혁준 앞에 펼쳐진 다음 일정은 수영장에서의
물놀이. 여기서도 역시 이세성만이 팬들과의 물놀이에 동참하였는데 그 이유는 마른 몸매의 소유자인
최혁준이 수영복 차림을 거부한 것. 결국 이세성은 한 번만이라도 그를 만져보려 몰려들었던 팬들이
남긴 손톱자국과 저녁때쯤 찾아온 감기라는 선물을 받아야만 했다. 저녁 8시가 넘어서자, 최혁준과
이세성의 봉화를 기점으로 캠프의 꽃인 캠프파이어가 진행되었다. 아이돌은 캠프파이어를 위해 직접
'꿈속의 그녀' 무대를 선보였고, 최혁준팀과 이세성팀으로 나뉜 팬들과 섞여 게임을 하기도 했는데
어찌나 응원이 대단한지 그야말로 결전의 전장에 나온 투사의 모습들이었다. 점점 사그라드는 불빛과
점점 빛을 발하는 별빛 사이에서 둘째날 밤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8월 11일 "내년 이맘 때 또 만나요" : 캠프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퇴소식뿐. 아이돌은
첫번째 캠프라 일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등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자체평가를 한 뒤 내년
캠프 때는 더욱 알찬 일정으로 만나자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밤의 열기를 잊지 못하는 팬들은
아쉬워하는 표정이지만, 10월 더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아이돌의 약속을 받고서야 집을 향해
떠났다.
[PART 3. FRIENDS 2기 창단식]
지난 8월 4일, 정동라디오극장에서는 FRIENDS 2기 창단식이 있었다.
행사 시작 30분전에 도착해 대기실에 있던 아이돌은 서로도 오래간만인지 까무잡잡한 얼굴을 마주보며
미국에서의 무용담을 늘어놓느라 바쁜 모습. 정각 1시에서 30분 정도 지날 쯤 행사장은 '아이돌'을
외치는 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 드디어 아이돌이 팬들 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행 이후
이들을 보지 못한 팬들로서는 깁스를 풀고 나온 이세성의 모습도, 등에 허물이 벗겨질 정도로 지나친
자연선텐을 한 혁준이의 까무잡잡한 얼굴도 모두모두 소중한 것이었다. 자리에 앉은 아이돌은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는데 많이들 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라며 간략한 소감을 피력하기도. 창단식은
1기에 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는데, 첫번째로 준비된 것은 황당 인터뷰. 대답을 못하면
엉덩이로 이름을 써야한다는 벌칙을 정해놓은 채 던져진 몇개의 질문 중 가장 아이돌을 당황하게 만든
질문은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가 지금 당장 결혼하자고 하면 어떻게 하겠냐'는 것. 눈앞에 있는
400여명의 팬들의 눈치 보랴, 정말 어떻게 할까 상상하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최혁준과 이세성이
내린 결론은 모두 절대 NO! 아직은 나이가 어려 결혼할 수는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 무사히 엉덩이로
이름을 써야하는 위기에서 풀려난 아이돌은 이제 심사위원이 되어 팬들이 겨루는 장기자랑에 채점을
매기기 시작, 그러나 심사위원들의 자리도 힘든 법. 참가한 팀 모두 서로 다른 방식을 투입해
아이돌의 '둘만의 사랑' 아니면 룰라의 '3! 4!'를 불러 아이돌의 판단기준을 흐리게 한 것이다. 결국
아이돌은 대구에서 올라와 피아노 반주와 함께 '둘만의 사랑'을 부른 팀에게 영광을 돌렸다. 아이돌과
FRIENDS가 하나가 되어 웃고 떠드는 사이, 어느새 시간은 2시 30분을 넘어섰고 400여명의 팬들은
아이돌이 전하는 '꿈속의 그녀' 무대를 감상한 후 아이돌을 놓아주어야만 했다. 하지만 어쩌랴!
10월에 다시 아이돌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들의 등을 토닥여주는 것 뿐. 그것이 오히려 아이돌과의
이별의 시간을 단축시키는 방법이라는 것을 FRIENDS 2기는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