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앨범 작업으로 꼭꼭 숨어있는 아이돌을 찾아낸 곳은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옆 6층
건물 옥상. 지난 9월 4일 저녁 7시께, 광화문 스튜디오에 잡혀있던 녹음 스케줄이 갑작스레 취소되는
바람에 다시 논현동에서 뭉친 멤버는 작곡가 박근태씨와 아이돌 그리고 매니저 김기영씨 뿐이었다.
초등학교 옆 학원가에 위치한 현대식 6층 건물의 옥상이 이들의 아지트.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빌딩 주위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아이돌을 만나기 위해 팬들 20여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빌딩 지하에서
전골요리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아이돌은 곧 옥상으로 올라갔다. (취재/이수은 기자, 사진/전호성
기자)
[건물 옥상과 이어진 다락방이 작업실]
옥외 옥상과 연결된 상가 건물의 3~4평 정도의 다락방 한칸이 이들의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키보드와 녹음기기 각종 CD 50여장을 제외하고는 앉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로 비좁다. 옥외와 연결돼
있어 가끔씩 바람을 쏘일 수 있고 건물 주인이 매어놓은 큰 누렁개와 노는 것이 휴식의 전부.
공식적인 녹음 스케줄이 없는 날은 늘 이곳에서 작곡과 노래 연습을 하는데, 일단 연습에 들어가면
새벽 2, 3시까지는 기본이다.
일산에 최신식 스튜디오를 겸비한 작업실을 마련해놓았지만 여기 있는 장비들을 모두 옮기고 집을
재정비하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소요되기 때문에 곡작업이 80%이상 완성이 된 후에야 이사할 수 있을
것 같다. 10월 중순을 기점으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아이돌의 2집 앨범 작업에 일주일이라는 기간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돌 멤버들과 박근태씨는 작업실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끝까지 거부했다. 일단 팬들에게 노출될
경우 연습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되고, 작전(?)이 유출될 염려도 있으며, 또 아직 작업실이
이사가기 전인 과도기 단계라 너무 지저분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새 앨범에 대해서는 아이돌 당사자뿐 아니라 작곡가인 박근태씨는 초긴장 상태다. 아이돌 멤버들이
학교에 갈 때도 밤낮없이 곡 작업에만 열중하던 박근태씨는 얼마 전 과로가 겹쳐 쓰러지기도 했다.
피곤하기는 아이돌도 마찬가지. 학년이 하나씩 올라가면서 수업량도 많아지고 그간의 전적(?)때문에
곱지 않은 선생님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수업에 빠지는 일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2집 앨범 50% 진전, 10월 중순 발매]
"다른 애들이 학교수업 마치고 집에서 노는 시간에 우리는 똑같이 수업을 하고 다시 일을 해야
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살도 자꾸만 빠지구요. 차라리 빨리 방송에 나갔으면 좋겠어요." - 이세성.
"1집 활동을 할 때는 정신없이 스케줄에만 쫓겨 다니느라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 가만히 예전을
회상해보면 너무 노래보다는 그 외적인 면에 시간을 소비한 것 같아요. ENG 꽁트나 고정 프로그램
출연같은 것 말이에요. 2집 앨범은 우리가 가수로서 인정받는 데 초점을 맞출 거예요." - 최혁준.
아이돌의 2집 앨범은 50% 정도 진전이 된 상태. 지금같은 진행속도라면 10월 중순에는 무난히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세성은 랩 연습을, 혁준은 곡 작업과 노래 연습을 주로 하고 있는데 특히
세성은 다리깁스로 춤감각이 떨어졌다고 자체판단, 이벤트업체인 '꾼'에서 매일 따로 춤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하고 2집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돌의 한층 성숙된 모습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하다.
[2집 앨범 총디렉터 작곡가 박근태씨와의 1문1답]
◈ 아이돌 멤버들에 대해 개인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 혁준이, 세성이 모두 심성이 착해서
개인적으로 정이 많이 간다. 아이돌도 나를 '근태형'이라 부르며 곧잘 따른다. 가수로서의 아이돌을
평가하자면 음악적 감각은 놀랍도록 뛰어난 데 반해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따라서 평소 가장 강조하는 것은 계속해서 가수생활을 하려면 발성이나 랩같은 기본기를 연구해가면서
충실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아이돌도 그 의견에 동감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 아이돌과 의견이 충돌할 때는 없는가 : 음악에 상당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수시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음악을 제의하고 반영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앨범에 최혁준이 직접 작곡한 곡이 두 곡
들어가듯이 그 중에는 젊고 참신한 감각이 살아있는, 나도 놀랄만한 곡들도 있지만 대중성이나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난해한 음악들도 있다. 아이돌은 아직 대중가수이기 때문에 대중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들을 설득시킬 때 외에는 특별한 트러블은 없다.
◈ 2집 앨범 작업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 1집 앨범의 곡들은 너무나 10대 취향에만
국한된 경향이 있었다. 이번 2집 앨범에는 10대뿐 아니라 20, 30대까지도 수용할 수 있는 즉, 팬층을
두텁게 하기 위한 다양한 음악을 추구하려고 한다.
◈ 2집 앨범에 수록되는 장르는 : 1집과는 180도 다르다. 마치 다른 가수의 노래를 듣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르도 펑키, 마이애미, 정글 등 다양하다.
◈ 현재 완성된 곡들은 어떤 곡 : 앨범에는 10곡 이상이 실릴 예정인데 현재 완성되어 랩과
노래연습에 들어간 곡은 혁준이 작곡한 두 곡과 'BE MY GUEST(가제)'이다. 펑키 리듬의 빠른 노래인
'BE MY GUEST'는 너무 빠른 랩 때문에 세성이가 요즘 연습하느라 고생하는 곡으로 이 노래의 랩 정도를
소화시킬 수 있으면 어떤 노래든지 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