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2집 컴백 날짜가 예정보다 2주 연기된 10월 마지막주로 결정됐다. 현재 스케줄이 잡혀있는
무대는 10월 24일 SBS '충천 100% 쇼', 10월 26일 MBC '인기가요 베스트 50' 생방송, 그이후로 MBC
'일밤', '토토즐', SBS '생방송 TV 가요 20'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7월 활동 중단 이후 약 100일간
앨범작업에만 몰두해온 아이돌의 보다 성숙된 일면과 2집 앨범의 베일을 살짝 벗겨본다.
(취재/이수은 기자, 사진/민영주 기자)
[파격의 헤어스타일, 컬러풀한 의상 변신]
1집 앨범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아이돌은 예전과는 여러모로 많이 달라진
모습. 우선 외모상으로 따져보자. 머리길이는 짧아지고, 키는 부쩍 자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최근 헤어스타일을 바꾼 이세성은 앞머리만 남겨놓은 채 옆과 뒷부분을 바짝 치켜올려 잘랐다. 앞머리는
무스를 듬뿍 발라 올백스타일로 넘겼다.
최혁준은 기존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짧게 정리만 한 정도. 둘은 더욱 과격한(?)
변화를 주고 싶었지만(세성인 앞머리만 남기고 삭발식으로 자르고, 최혁준은 컬러풀한 염색을 하는 등)
방송국측의 제약과 기획사 사장님의 만류로 참아야 했다.
본인들은 극구 부인하지만 최혁준은 부쩍 자란 키로, 이세성은 반갑지 않은 여드름이 극성스럽게
찾아온 것으로 사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의상에 있어서 좀더 컬러풀하고 고급스러워진 것 외에 눈에 띌만한 큰 변화는 없다. 세성의 말을
빌리자면 의상에 있어서 '파격적인 변신'을 하려면 원래 사이즈보다 두 배로 크게 입는 현재의
'힙합바지'에서 '몸에 딱 달라붙는 바지'로 바꿔야 하는데, 그런 '빽바지'는 절대 입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철부지' 딱지 떼고 어른스러움 풍겨]
뭐니뭐니해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공인으로서의 성숙도'다.
혁준이 인터뷰 도중 "전쟁이 났으면 좋겠다"고 끔찍한 발언을 할만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이돌은 학교 정상수업에 녹음강행군으로 하루 수면시간이 겨우 두세시간. 게다가 방송컴백을 앞두고
안무에 의상, 앨범재킷, 로고디자인까지 직접 하겠다고 나서 더욱 '잠 못이루는 날'이 많아졌다.
혁준은 요즘 단 5분이라도 더 자기 위해 때와 장소를 구별하지 않고 쪽잠을 청한다. 하지만 일단
녹음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싶게 달라진다. 작곡가가 OK사인을 보내도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번이라도 반복하는 열성을 보이는 것.
곁에서 늘 함께하는 매니저가 보기에도 1집 때는 그저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아이들'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자신들의 위치와 가수활동의 장단점을 잘 이해해 주관이 뚜렷해졌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 아이돌 특유의 좌충우돌, 명랑한 분위기가 많이 없어져 아쉽기까지 할 정도다.
특히 많이 변한 사람은 이세성. 예전의 눈물 많고 까불기 좋아하는 철부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웬만한 일은 의연하게 받아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제법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런 세성이 요즘 가장 마음 상해하는 사건이 있다면 얼마전 PC통신에서 '아이돌의 이세성이 패싸움에
가담했다'는 제보가 올라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비난의 화살을 받았던 일이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사건의 장소와 시간, 상황이 너무 사실적으로 기록되어 있어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
이세성은 사건 당일 같은 학교 친구들이 싸움에 가담하는 것을 약 50m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잠시
구경했을 뿐, 아무런 일도 없었단다. 소문을 듣고 너무나 억울해서 벽을 주먹으로 내리치고 말았다고.
기사로 꼭 해명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학교수업 참석원칙, 가요프로 위주로 활동]
이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데는 올 하반기 들어 많은 하이틴 가수들이 가요계에 등장한 것이 가장
중요한 작용을 했다. 최연소 톱가수로 등장, 대중가수의 연령층을 끌어내리는 데 선봉장역할을 담당했던
아이돌은 1집 활동 때는 가장 막내인데다 신인이었기 대문에 어느 정도 어리광이 통했었다.
하지만 이제 실력이 만만치 않은 하이틴 가수들을 경쟁적으로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 자연히 한층
성숙된 자세가 필요하다고 느꼈단다. 넓은 하이틴 팬층이 분산되는 단점은 있겠지만 오히려 자극을
받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가을학기를 맞아 한학년씩 올라가면서 수업량이 부쩍 늘었고, 교칙도 엄격해져 다섯번 결석이면
자동퇴학처리된다. 따라서 활동을 시작해도 정상수업을 기본원칙으로 세워두고 있다. 1집 때와는
현저히 다르게 무리한 스케줄 없이 가요프로그램 위주의 활동을 보여줄 예정.
새 노래를 들고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설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돌은 컴백 일주일
전인 오늘도 변함없이 녹음실에서 땀 흘리는 일로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