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이종락 기자, 사진/프리랜서 이주노)
[분장실 안에서 축하노래 합창 … 부러운 최혁준 "내 생일은 12월" 강조]
"생일 축하합니다 Happy Birthday To You 사랑하는 세~성~이의 생일 축하합니다"
지난 6일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케이블TV KMTV에선 때아닌 생일 축하송이
최고 인기가수들의 생음악으로 울려퍼졌다.
이 행사는 '쇼 뮤직탱크'의 MC를 맡고 있는 '아이돌' 멤버 이세성의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선배가수가 나선 것.
가요계의 선배인 R.ef는 마침 이 프로에 출연했다가 뒤늦게 아이돌의 생일날임을 알게 되자
부랴부랴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뜻밖에도 R.ef 형님들이 깜짝파티를 열어주어 가슴이 찡했어요.
가수생활이 힘들고 어려운 줄만 알았는데 이런 따뜻함이 있다니 눈물이 날 정도예요."
아직 우리말이 서툰 이세성은 이 감격을 한국말로 어떻게 전달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영어를 섞어가며 자꾸 흥분.
"브라질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엄마가 친구들을 초대해 집에서 생일파티를 열어준 적은 있지만
이처럼 감격스럽지는 않았어요. 가수로 데뷔한지 1년도 안됐는데 형님들이 이렇게 챙겨주니 신이 나요."
아이돌 2명과 R.ef 3명이 참석한 즉석 생일파티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골수 소녀팬 서너명이
경비원의 삼엄한 경계를 뚫고 분장실로 들어와 하객으로 참석하는 이색장면도 벌어졌다.
축하노래를 R.ef, 소녀팬들과 함께 부르던 '단짝' 최혁준은 슬그머니 자신의 생일이
12월인 것이 아쉬운듯 "내 생일은 크리스마스 때"라고 몇번씩이나 강조.
이런 광경을 웃음띤 얼굴로 바라보던 R.ef의 박철우는 "나이는 어리지만 아이돌은 동생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KMTV의 한 스탭으로부터 세성이의 생일이 오늘이라는 말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가
케이크를 사왔지요. 아무리 가요계가 냉정하다 해도 후배를 챙기는 인정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도 싶었구요."라고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한편 이세성의 올해 생일은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치뤄졌다. 브라질과 국내에서 원단 무역업을
하고 있는 아버지 이명호(41)씨가 외국출장 날짜를 하루 늦춰가며 생일선물로 금팔찌와 금목걸이를
선물해 이세성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또한 점심때는 한식당에서 포식을 한 후 아버지와 함께
포켓볼 당구장에서 난생 처음 큐대를 잡아볼 수도 있었다고.
또 노래방에 가서 아버지와 노래실력을 겨룬 것도 그로서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일.
아버지는 아들의 히트곡 '바우와우'를, 이세성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을 불러 역시 프로가수인
아들의 노래실력이 낫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아빠는 어릴 때부터 항상 바쁜 사람으로만 생각했어요. 브라질을 비롯 미국, 유럽 등지를 다니시느라
생일은 물론이고 얼굴조차 보기가 힘들었죠. 그런 아빠에게 이런 자상한 면이 있었다니 정말 환상적이에요."
아버지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던 이세성은 자연스레 화제를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열렸던
가칭 '지상최대 생일파티'까지 몰고 갔다. 이날 중구 정동에 있는 MBC 라디오극장에서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팬클럽 결성회에서도 깜짝 생일파티가 벌어졌던 것. 자생적으로 생긴
여러 팬클럽이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통합식을 가진 이날 행사도중 사회자는 "내일(6일)이
세성이 생일인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라며 즉석 축하파티를 열었다.
행사장 뒷편에 몰래 감추어두었던 대형 케이크를 무대중앙으로 끌고 나와 흥을 북돋았던 것이다.
팬들이 마련한 선물더미에 파묻혔던 이세성은 승합차 가득 선물을 실으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며
하루 전날의 감격을 되살렸다.
"우리나라엔 양력과 음력이 있잖아요. 음력 5월 6일에 또한번 생일파티를 열면 안될까요?"라고 말하는
이세성의 얼굴에는 철부지 소년의 장난기가 가득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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